수영장

2 CORINTHIANS 4:18



밤9시의 수영장. 수영을 한지 아마 기억해보면 5년은 족히 넘은 것 같은, 목동에 살던 그 시절 아침이 마지막이 아니었나

내 하루의 남은 힘을 모두 소진 시켜준 물 속의 무거운 저항이, 시원하고 축축하게 방울 방울 떨어지는 물기가, 터벅 터벅 걸어가는 고요한 밤 길이, 그리고 이제는 익숙해진 새 집이. 그저 이 순간이 감사한 것이다.

사랑하는 진수가 그러더라. 감당할 수 없이 힘들었던 그 시절. 당장 눈 앞에 주어진 밥 한끼를, 그 순간만을 생각하며 살았다고.

얼어붙어 더이상 흐를 수 없는 과거의 강물을 휘젓지 않고, 나의 것 아닌 허공에 떠다니는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고.

영원이 잇대어 흐르는 현재만을.. 현재만을...


헤엄을 한번 칠 때 마다 너는 그만큼 내게서 멀어져 가는 것이다. 물살의 저항을 뚫고 나는 일미터 일미터씩 전진하고 있으니까. 25미터, 50미터, 100미터, 그렇게 쌓이고 쌓이면 넌 내 눈으로 감지할 수 없이 아득히 먼 곳 까지 다다라 있을 것이고, 그 곳엔 헤엄을 쳐서 지친 나를 위해 준비된 따스한 새 오두막과 식탁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아.


너의 존재는 내게 찬란히 빛나는 사랑이었고

시간이 지나도 하나님으로부터 시작되어 너를 통해 내게 흘러 들어온 그 시간의 햇살은 여전히 내 몸의 일부가 되어 혈관 속을, 신경 속을 이루고 살아서 흐르고 있을 것을 나는 안다.

흔적은 외면할 수 없이 남겨져 있는 것이고, 시간과 길은 나의 앞에 놓여져 있고, 모든것을 나 헤아려 이해할 수 없지만.

솔직히 결론은 아무것도 잘 모르겠다. 지만

나 그저 이 레일을 헤엄쳐 나가야만 한다.


나의 일부가 된 너의 흔적을 물 속에 흩뿌리며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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jadon

2 CORINTHIANS 4:18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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